소개
<여자 없는 남자들>은 총 7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집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 소설에 익숙해서 당연히 장편 소설인 줄 알았는데, 오랜만에 낸 소설이 단편 소설집이라 살짝 아쉬웠습니다. 마지막 단편인 <여자 없는 남자들>을 책 제목으로 썼는데 여자, 섹스, 음악, 술 등 하루키 소설의 요소가 전부 들어 있습니다. 현실에서 일어날 것 같기도 절대 일어날 것 같지 않기도 한 일들, 은밀한 일들, 욕구를 보여주는 일들 전부 소설집에 녹아 있습니다.
제목처럼 단편 소설들에서는 전부 여자 없는 남자들이 나옵니다. 아내가 불륜을 하거나 이미 세상을 뜬 경우가 대부분이며 중년의 남자들이 대개 주인공입니다. 인간관계에서 느낄 법한 은밀하고 기이한 욕구들을 묘사하고 떠난 여자들을 그리워합니다. 각각의 이야기 같지만 읽다 보면 하나의 큰 이야기를 구성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공통으로 '실연', '상실', '그리움'을 담고 있는데 남자들의 상실에 대해서만 보여주고 여자들의 상실, 외도의 이유를 포함하여 남자 없는 여자들에 대해서는 파고들지 않습니다. 여성을 단순히 예찬, 상실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대화하고 깊이 나눴다면 남자에게 여자가 있고, 여자에게 남자가 있는 관계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재미있던 점은 헤밍웨이 역시 동명의 소설집 <여자 없는 남자들>이 있습니다. 왜 둘이 같은 제목인가 하니, 무라카미 하루키가 헤밍웨이에 영감을 받아 같은 이름으로 단편 소설집을 냈다고 합니다.
줄거리
<드라이브 마이카> 중견 배우인 가후쿠는 여배우와 결혼을 했었습니다. 그녀는 결혼 중에 네 번의 외도, 즉 네 명의 남자와 잠자리를 가졌고 이후 암으로 죽었습니다. 가후쿠는 아내의 외도 상대였던 남자배우인 '다카쓰키'에 접근해 술친구가 된 후 눈앞의 '다카쓰키'와 아내를 동시에 상상하기도 합니다. 아내를 기이한 방식으로 그리워하는 방식도 그만할 때가 되었다며 다카쓰키와 더 이상 연락하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를 새로운 운전기사 미사키에게 들려주며 아내의 바람의 이유를 짐작해 봅니다. <드라이브 마이카>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영화로도 2021년 개봉했습니다. <여자 없는 남자들> 소설집의 세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하는데 꼭 한 번 봐야겠습니다.
<예스터데이>는 삼수생 기타루는 와세다 대학 입학을 희망하지만 공부는 뒷전입니다. 이미 대학생인 예쁜 여자친구가 있는데, 기타루는 그녀에게 열등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친구가 된 다니무라에게 대신 자신의 여자친구와 사귀는 것을 제안합니다. 그러나 여자친구는 다른 남자를 만나라는 기타루의 말에 상처받고 다른 남자인 대학 선배와 잠자리를 가지게 됩니다. 이를 알게된 기타루는 외국으로 떠나 소식이 끊깁니다. 십 년 넘게 지난 후, 다니무라는 우연히 기타루의 당시 여자친구를 만나게 되는데, 시간이 오래 흐르고 서로를 보지 못했지만 둘은 서로 계속해서 사랑했던 기억을 갖고 살아가고 있었음을 듣게 됩니다.
<여자 없는 남자들>에서는 이전에 사귀었던 전여자친구 '엠'의 죽음을 갑자기 그녀의 남편이 새벽에 전화로 알려줍니다. 주인공은 '엠'의 남편과 자신을 '여자 없는 남자들'이라 부르며 '엠'을 그리워 합니다. '엠'과 함께 했던 과거, '엠', 여성, 섹스를 예찬하는 주인공의 독백으로 이야기가 이어지며 그녀가 스스로 죽었을 리 없다고 되뇝니다. 그녀의 남편이 자신에게 전화를 해 '엠'의 죽음을 알린 것도 의아합니다. '엠'에 대한 상실감을 느끼며 주인공은 '여자 없는 남자들'의 하나가 되었다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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