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순서가 바뀐 것 같지만 김상현 작가의 <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을 읽고 작가의 이전 책들이 궁금해졌습니다. 독자를 마냥 위로하기보다는 '너 잘할 수 있어'라며 응원하고 그 응원에 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도서관에 가서 찾은 책이 <내가 죽으면 장례식장에 누가 와줄까>입니다. 한동안 자기 계발서 베스트셀러로 이름을 꽤나 날려서 책의 이름은 들어봤었는데 어떤 내용인지는 짐작이 가지 않았습니다.
책은 작가의 짧은 글, 생각들을 한 군데 모아 엮은 형식입니다. 그중에 인상깊어 몇 번이나 다시 읽어본 내용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관계란 주고받음이 필요한 것이라 합니다. 작가 주위에 그냥 생각해서 전화했다는 말을 하며 실제로 전화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 보통 누군가 생각이 나고 궁금하더라도 전화를 하는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아서 처음에는 생소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관계를 위해 말과 행동을 일치하게 하는 것이 새삼스레 대단하다 느꼈고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먼저 연락하지 않아 끊긴 시절 인연들이 저 또한 많습니다. 관계를 이어가고픈 누군가가 있다면 그 사람의 안부가 궁금할 때 그 궁금증으로 연락을 먼저 한 번 해봐야겠습니다.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습니다. 저는 실패가 두려워 현재 수준만이라도 유지하자는 생각으로 도전을 안 해본 지 좀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몇 년 간 제 인생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었습니다. 이대로 살아간다면 또 살아지겠죠. 하지만 언젠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도전을 실행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남을 것 같습니다. 성공이든 실패든 맛보고 나아가고, 그 과정에서 타인의 결과를 보고 부러워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누군가의 비웃음을 걱정하지 말고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며 하나씩 하나씩 이뤄나가 보고 싶습니다.
'걱정하지 마라,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설령 그 일이 일어난다고 한들, 당신의 힘으로 해결 가능한 일들이다.'
저는 남들보다 걱정이 많아 예민하게 산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하기도 전에 지레 겁먹어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그만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는 제게 어머니는 왜이렇게 걱정을 사서 하냐고 스스로를 힘들게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작가의 말에서 어머니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미래의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현재 이 순간을 놓치면 안 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미래의 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닌 현재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걱정은 사실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어떤 일이 발생한 후에 대처 방법을 그 이후에 고민하는 것이 사실 효과적입니다. 지금 걱정한다고 해서 미래가 달라지지도 않고 오히려 잘 될 거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특히 요즘 저는 제가 직접적으로 컨트롤 할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에만 집중하려 합니다. 어떤 것은 제가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밖에 있기도 합니다. 제가 컨트롤할 수 있는, 저와 관련된 것만 잘해보려 노력하고 상황적이거나 변수가 있을 수 있는 환경에는 어떤 일이 생긴 후에 대처하려 합니다. 결국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어떤 일이 생긴다면에 대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몇 가지 않을 세워봅니다. 걱정 대신 준비를 해 보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습니다.
훗날 지금의 저를 돌아봤을 때 저는 과연 저를 부러워할지, 자랑스러워할 지 궁금합니다. 작가는 부디 지금의 자신을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저는 보통 과거의 저를 부러워하거나 안쓰러워하는 것 같습니다. 과거의 내가 자랑스러웠던 적은 지금 생각해 봐도 특별히 없습니다. 저도 언젠가 지금의 제가 자랑스러울 수 있게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조금씩 습관을 쌓아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되길 바라봅니다.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가지고 있던 생각들에 건강한 살이 붙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과거보다 지금보다 더 단단하게 발전하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책을 읽다가 이따금 눈물이 날 것 같은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엄마, 엄마는 언제나 눈물겨웠다.'
결혼을 하고 제 가정이 생기면서 이전만큼 엄마의 삶을 깊숙하게 들여보지 않아서 그런지 엄마는 제게도 눈물겨웠습니다.
'나는 오래오래 살아남아서, 당신들 곁을 끝까지 지켜내고 싶은 마음인데.. 내가 죽으면 장례식에 누가 와줄까.'
한 번도 가까운 누군가의 장례식, 특히 나의 장례식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 처음으로 머릿속에 모습을 그려봤습니다.
한 장씩 책장을 넘길 때마다 작가의 생각들이 제 마음속에 잔잔하게 흘려 들어오다가 뜨거운 무언가를 갑자기 해집어 놓기도 합니다.
제 삶을 위로하고 응원해 줘서 고맙다가 제가 누군가의 삶을 이토록 위로하거나 응원한 적이 없어서 조금은 서글퍼지기도 했습니다. 작가가 건네는 따뜻한 위로, 독자의 행복을 진심으로 비는 응원이 '다 괜찮다'라고 말해주며 앞으로 '다 잘될 거야'라고 말합니다. 작가의 책은 두 권밖에 아직 읽지 못했지만 마치 '자존감 지킴이' 같습니다. 자존감이 조금씩 떨어지려고 할 때마다 책장에서 꺼내 들어 한 문장이라도 읽어봐야겠습니다. 작가가 보내는 응원을 온 마음으로 흡수해서 에너지 삼아 다시 내일을 살아가는 힘을 내야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가, 단단한 응원이 되는 말을 건네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하지 못하더라도 제 주위의 가족, 친구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꼭 한번씩 다정하게 응원을 건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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