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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칵테일, 러브, 좀비 - 조예은 단편소설 소개, 줄거리

by 지슈룬 2024.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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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독특한 스릴러, 호러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조예은 작가는 어느덧 한국형 스릴러 SF소설가라는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그중 작가의 가장 유명한 단편 소설집 <칵테일, 러브, 좀비>를 오늘 소개하고자 합니다. 
소설은 총 네 개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초대>, <습지의 사랑>, 책의 제목인 <칵테일, 러브, 좀비>,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이며 네 개의 작품 전부 속도감 있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습니다. 조금은 기괴하고 섬뜩하면서도 가끔은 따뜻한 면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입니다. 
소설 속 '아빠'라는 존재는 빌런으로 나옵니다. <칵테일, 러브, 좀비>에서 아빠는 좀비가 되어 버리고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에서는 아빠는 죽여야만 하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습지의 사랑>을 제외한 나머지 세 소설에서 사랑은 가스라이팅 형태로 나오기도 하고 어느덧 가정 폭력으로 변질되는 형태로 나오기도 합니다. 사랑의 이면이 가진 폭력성을 그리며 이야기를 풀어 나갑니다. 
줄거리에는 각 소설의 줄거리가 스포로 나오니 재미를 위해서는 줄거리는 아껴두고 책을 읽고 오시기 추천드립니다. 그만큼 재미있고 아까운 책이니까요. 


줄거리

<초대>
채원의 목에는 어렸을 때부터 생선을 먹고 걸린 가시가 있습니다. 의사는 가시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것은 분명히 목 안에서 채원의 목을 긁고 있었습니다. 성인이 된 채원은 대도시의 대학 조소과에 들어갔습니다. 남자친구와 연애도 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던 중 자신이 운영하는 반지 만들기 공방에서 인상이 흐릿한 한 여자를 만나게 됩니다. 이야기는 인상이 흐릿한 여자로부터 채원이 '초대'를 받으면서 이어집니다. 채원의 남자친구는 채원이 치마를 입을 때 더 예쁘다거나 여자는 좀 꾸며야 한다거나 하는 말을 사귀는 내내 하며 어느새 채원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가스라이팅 했었습니다. 채원은 가스라이팅이 주는 불편함, 즉 목의 가시가 점점 불편해지는 것을 느끼고 어두운 밤길을 뚫고 으슥한 리조트로의 '초대'에 응합니다. 리조트에 들어갔더니 인상이 흐릿했던 여자, 태주가 자신의 남자친구를 살해하는 것을 목격했고 채원에게도 함께하자고 권합니다. 채원은 결국 살인에 동참하였고 모든 게 끝난 후에야 드디어 가시가 빠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습지의 사랑>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하며 글을 쓸 수 있을까 감탄하며 읽었던 이야기입니다.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와 함께 제일 재밌게 읽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물에 살고 있는 물귀신 '물'은 물에 빠져 죽어 물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으레 물의 모습을 보고 도망가며 물을 '물'이라 부르기 시작하여 그것이 귀신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물은 '숲'을 발견하게 되고 처음에는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숲에게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부끄러워 숨습니다. 물과 숲은 각자의 물과 숲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먼발치 습지에서만 대화를 이어나갑니다. 하루하루가 지겨웠던 물에게 숲이란 존재는 내일을 기대하고 기다리게 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비가 많이 와서 물이 범람해서 숲까지 홍수에 잠겨 숲을 만나는 날을 물은 기다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더니 숲을 재개발하기 시작했고 숲의 시체도 발견합니다. 비가 아주 많이 와서 물이 범람하던 날, 공사로 지반이 약해진 숲에는 결국 산사태가 일어나게 됩니다. 물은 밖으로 나와 숲을 만나게 되고 둘은 산사태 흙더미에 함께 부둥켜안고 깔리게 됩니다. 
 
<칵테일, 러브, 좀비> 
하루 아침에 아빠가 좀비가 되었습니다. 한 고깃집에서 정체불명의 좀비 바이러스가 퍼졌다는 뉴스가 나오고 아빠는 좀비가 되었습니다. 사람 음식을 먹지 못하고 이성이 없는 채로 엄마와 주연을 잡아먹으려 합니다. 아빠를 의자에 꽁꽁 묶어두고 불안하게 생활을 이어가던 중, 정부에서는 좀비들을 전부 죽이겠다는 발표를 합니다. 좀비 바이러스의 원인은 바로 뱀이라는 뉴스가 나옵니다. 아빠는 고깃집에서 뱀술을 마셨고 뱀 안에 있던 기생충에 옮아서 좀비가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배고픔을 이기지 못한 아빠는 결국 주연을 물었고 주연도 곧 좀비가 될 것만 같습니다. 정부에서 나온 사람들이 아빠를 없애기 전에 그나마 인간답게 아빠를 총으로 죽이기 위해 사설업체를 고용합니다. 좀비를 완전히 죽이는 방법은 총으로 머리를 날리는 것밖에 없습니다. 주연이 직접 하기로 했지만 아빠의 머리에 총을 겨눈다는 행동 앞에 망설이게 되었고, 여태껏 머뭇거리던 엄마가 갑자기 총을 들고 아빠의 머리를 날려버립니다. 떠나면서까지 딸을 물어서 폐만 끼친다면서요. 그리고 사설업체 사람은 아빠의 시체를 처리해 주며 주연에게 아빠의 몸에서 나온 새끼 뱀으로 제사를 지내면 주연이 나을 거라는 말을 합니다. 조금의 희망이라도 잡자는 마음으로 엄마와 주연은 무당을 찾아가 뱀굿을 하고 제사를 지냅니다. 아빠에게 물린 자국은 남아 있지만 나는 좀비가 되진 않았습니다. 나라에서는 바이러스가 시작된 고깃집의 뱀술에 담겼던 뱀이 살았던 산을 찾아 제사를 지냅니다. 그리고 좀비 사태는 끝이 납니다. 뱀은 죽어서도 기생충이 살고 있어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 공포를 현실화 한, 그래서 충분히 상상에서 뛰쳐나와 있을 법한 단편이었습니다.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는 책 중에서 두 번째로 흥미롭게 읽은 단편입니다. 스릴감 넘치는 편이니 이 내용은 꼭 읽어보시기 바라며 미지의 영역으로 줄거리를 비워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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