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제목만 보면 섬뜩하고 우울할 것만 같은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책을 소개합니다.
제가 딱 스물아홉이 되던 해에 이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같은 나이여서 운명적으로 끌렸달까요, 서점에서 책을 보자마자 집어 들었습니다.
그때의 저는 스물아홉이란 나이가 이제 너무 많다고 생각했고, 그럴듯한 연애도 하고 있지 않고 무의미한 삶을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버거웠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잘하는 것도, 목표도 없이 그저 살아갈 뿐인 파견사원 주인공의 우울한 마음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저를 바꾼 인생책이라 부를 정도는 아니지만 지금 삶이 버겁다면, 오늘의 하루를 살아내는 게 또 지겹다면, 또는 내일의 하루가 전혀 기대되지 않는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특히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해 몇 년 회사를 다니다 번아웃이 왔을 때나 취직을 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계속해서 혼자만 도태되는 기분이 들 때, 당장 삶에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느끼는 이삼십 대 청년이 읽기 정말 좋은 책입니다. 우울감에 빠져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내용이 많으며 '뭐 어때' 하고 도전해 볼 또는 살아가볼 용기를 주는 책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책은 저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1인칭으로 쓰인 이야기는 주인공 아마리의 입장에 훨씬 빠져들게 하며 실제로 나라면 어떨까, 나라면 할 수 있을까 하고 책 속에 빠져들에 고민해보게 합니다.
책에 쓰인 말 중에 가장 와닿았던 말은 '평생의 꿈을 가로막는 건 시련이 아니라 안정인 것 같아'라는 말이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지금이 편해서 안주하게 되고 이대로 살아가다 보면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앞으로도 변화는 없을 것이니다. 변화가 없기 때문에 삶은 편하지만 더 이상의 발전도 없습니다. 시련이 있으면 오히려 사람은 변화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안정 속에서 저는 멈춰 서게 됩니다. 꿈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때로는 안정을 내던지고 괴롭고 힘듦을 마주하고 나아갈 수도 있어야 합니다.
지금 이 책을 다시 집어 들어 읽은 저는 스물아홉이었던 과거의 저보다 훨씬 안정적입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며 아마리의 감정에 깊게 공감하기보다는 '맞다, 그랬었지'하는 끄덕임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쉽게 술술 읽히는 책입니다. 책을 읽으며 느끼는 감정의 변화도 세월에 따라 변함을 느꼈습니다. 좋은 책은 시간이 지나 다시 읽어도 새롭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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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잘하는 것도, 목표도 없이 그저 하루하루 살아나갈 뿐인 주인공은 스물아홉 생일, 홀로 비좁은 원룸에서 떨어진 딸기 케이크를 주우며 1년 후 서른 살 생일에 자살하기로 결심합니다. 딱 1년 뒤 죽자고 결심을 하고 디데이를 카운트하며 살아가는 아마리는 삶의 마지막을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화려하게 블랙잭을 해보겠다고 결심합니다. 라스베이거스에 가서 카지노를 즐기려면 큰돈이 필요했고 파견사원 월급만으로는 그 큰돈을 모을 수 없습니다.
오로지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아마리는 과체중이지만 긴자에서 호스티스로 근무하기 시작합니다. 호스티스가 되기 위한 면접을 볼 때, 뚱뚱한 그녀에게 면전에서 안 좋은 말을 하는 사장들도 많이 있었지만 아마리는 '어차피 죽을 것'이었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그녀는 또 시급이 높은 누드모델 일을 시작합니다. 남들 앞에서 몸을 드러내는 건 너무나 창피한 일이지만 진지하게 작품을 그리는 사람들을 보고, 또 우아하고 압도적인 포스로 누드모델일을 하는 평범한 주부를 보면서 그녀는 더욱 진솔하게 일에 임하게 됩니다.
호스티스로 근무하며 같은 클럽에서 일하는 동료들과 친구가 되기 시작합니다. '다시는 못 볼지도 모르기 때문에' 찾아간 동창회에서 친구도 사귀게 됩니다. 벼랑 끝에서 모든 걸 포기해야겠다 생각한 시점에야 용기가 생겨 이것저것 도전해 보고 또 각자의 이유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드디어 스스로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녀가 호스티스로 일하고 있는 클럽에 그녀가 파견사원으로 근무하는 곳의 사장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그는 아마리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평소에는 화장도 안 하고 후줄근하게 근무하는 파견사원이 밤에는 화려한 호스티스로 변신해서 근무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을 못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이상적인 남자와 데이트도 해보고 롯폰기에서 알게 된 '맘'이라고 부르게 된 할머니와 함께 밤마다 파티를 하기도 합니다. 맘은 한참 어린 아마리와 친구에게 60살이 넘어서도 즐겁게 해 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잘 찾아보라고 조언합니다. 그걸 찾아서 지금부터 슬슬 준비하라고 합니다.
아마리는 고민합니다. 나를 즐겁게 해 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몰두할 수 있는 게 있었더라면 지금 자기의 삶은 좀 다르지 않았을까 하고 말입니다. 죽기로 결심한 순간에 인생을 마주하고 고민해 보게 되는 게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인가 싶지만 아마리는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살아가며 자신의 인생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서른 살 생일을 맞아 아마리는 라스베이거스로 향합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그녀는 연습했던 블랙잭을 즐기고 고작 5달러만 벌어 돌아옵니다. 그리고 그녀는 죽지 않습니다. 죽음이 아닌 이전의 삶을 뒤로하고 새롭게 나아가는 마음으로 다시 태어난 서른 살입니다. 새로운 인생을 사는 듯 아마리는 힘차게 삼십 대를 맞이합니다. '어차피 죽고 싶기로 결심한 거, 지금 아니면 언제 해봐'라는 마음가짐으로 이것저것 평소라면 해보지 않았을 일에 도전했던 아마리는 비로소 스스로를 제대로 마주하고 알게 됩니다. 새로운 친구들에게도 마음을 열면서 힘차게 나아가는 법을 비로소 배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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